동양의 목록 역사를 살펴보면, 칠분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한의 성제가 진시황의 분서갱유 이후 남아 있는 책을 구하여 유향에게 장서 정리를 하게 한 뒤 작성한 목록을 별록이라 합니다. 유향이 사망한 이후에 그의 아들인 유흠이 별록을 유별로 세분화하여 새롭게 만든 것이 일곱 권으로 된 칠략입니다. 칠략은 집략, 유예략, 제자략, 시부략, 병서략, 술수략, 방기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집략을 제외한 여섯 개의 략은 총 서른 여덟 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국에서의 칠분법은 칠략 이외에도 송나라 시절 왕검이 편찬한 칠지가 있습니다. 칠지는 경전지, 제자지 문한지, 궁서지, 음양지, 술예지, 도보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는 칠략을 따라하되, 집략을 없애고 명칭을 약에서 지로 바꾼 것입니다. 또한, 도보지를 더하여 지리와 지도를 독립하였으며 도교와 불교와 경전을 별도로 추가한 것이 특징적입니다. 칠지 다음으로 양나라 때 완효서가 편찬한 칠록이 있습니다. 칠록은 경전록, 기전록, 자병록, 문집록, 술기록, 불법록 선도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분류하는 방법은 칠략과 칠지를 모방하여 만든 것으로 이들에 비하여 보다 발전된 칠분법의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칠지와 비교한다면, 칠록에서는 역사와 지리를 합병하여 기전록에 두고, 불교와 도교에 관한 것을 부록에서 정규의 요소로 두었습니다. 불전목록을 살펴보면, 그 분류법이 확정된 것인 중국의 당나라 때 지승이 만든 개원석교록입니다. 개원석교록 중의 실질적인 목록인 유역유본록과 현장입장록의 분류법은 모두 일차적으로 대소승으로 구분하고, 그 다음으로는 경, 율, 론으로 나누고, 그 다음으로는 경의 부별 혹은 중역과 단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 분류법은 간단히 말하면 경, 율, 논의 삼장분류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동양에서 만들어진 거의 대부분의 불교 목록은 개원석교록의 분류체계를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편제종교장총록은 고려 선종 7년에 대각국사의천이 편찬한 것으로 불경을 론한 책들의 목록입니다. 이 목록의 분류법은 개원석교록에서는 첫 단계로 대승과 소승으로 나누고, 그 다음으로는 경, 율, 론으로 분류합니다. 초조대장목록은 고려 현종 2년부터 문종 37년 사이에 만들어졌는데, 목록상에 어떤 분류 체계를 표시한 흔적은 없으나 천함부터 영함까지는 중국의 개원석교록 중의 현장입장록의 분류 체계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경전의 세부적인 배열에 있어 개원석교록과 차이가 있습니다. 재조대장목록은 고려 고종 23년부터 35년까지 대장경을 만들 때에 수기법사의 책임 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초조의 대장 목록을 바탕으로 주로 개원석교록과 속정원석교록을 대교하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분류법은 초조의 대장 목록과 같습니다. 기록에 남기로, 중국에서 가장 처음으로 사분법에 의해 자료를 분류한 것은 위나라의 정묵이 만든 중경부로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분류체계를 알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분법에 의한 가장 오래된 목록으로는 전나라 초기에 순욱이 중경부를 예로 삼아 새롭게 만들어낸 중경신부입니다. 그 분류법은 경, 사, 자, 집이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고, 다만 서목 기록상의 순서를 표시한 갑, 을, 병, 정을 사용하였을 뿐이므로 그 내용도 경자사집의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그 이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부분류법의 내용 순서가 경사자집으로 확정된 것은 동진 초기 이충이 만들어낸 진원제서목입니다. 당태종 15년에 이순풍 등이 만든 수서경적지에 이르러 경부, 사부, 자부, 집부의 명칭을 사용하는 등 비로소 사부분류법이 확립이 되었습니다. 수서경적지는 사부 이외의 부록으로 도경과 불경을 두고 있습니다. 수서경적이에서 확립된 사부분류법은 여러 목록에서 사용이 되면서 계속해서 발전하여 청고종 38년에서 47년에 걸쳐 편찬된 사고전서총목에 적용됨으로써 완성이 되었습니다. 사고전서총목은 200권이나 되는 방대한 목록으로, 사부분류법에 의거해 경부 10류, 사부 15류, 자부 14류, 집부 5류 등 모두 44류로 분류하고 필요한 때에 따라 유를 다시 속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조선조의 규장각 장서의 목록인 규장총목은 1781년에 편찬된 사부분류법에 의한 목록으로서 그 내용은 중국본을 수록한 열고관서목과 한국본을 수록한 서서서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고관서목은 개유와서목과 해제가 없이 간략목록으로 편성된 열고관서목이 있습니다. 규장각의 한국본을 보관한 서고의 서목으로 현존하는 것은 내용별로는 여섯 종이 있으며, 전사한 것을 포함하며 열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목록에 사용된 사부분류법은 조금의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거의 서로 동일합니다. 1796년 정조의 명에 따라 만들어진 책판목록인 누판고 역시 사부분류법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규장각의 서서서목과 거의 비슷한 분류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목록은 사부에 다른 사부분류법에서의 정사류, 편년류, 기사본말류를 통합해서 새로이 통사류를 마련한 점과 속위까지 세밀하게 분류해낸 것이 특징적인 발전점입니다. 1810년 홍석주가 만든 홍씨독서록 분류법 역시 사부분류법을 취하여 있으며 각 유목의 서두에 그 주제에 대한 학문적 분류사적 해설인 유서가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가장 방대한 사부분류법의 목록은 1909년에 규장각 도서과에서 만든 제실도서목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