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사서 교육은 1882년 테더가 제안한 영국의 사서고시제를 영국도서관협회가 채택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의 전통적인 사서고시제는 시작 당시에는 호응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점차 개선을 통해 영국의 독특한 도서관학 교육 방식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서고시제는 영국도서관협회가 1년에 여름학교 프로그램 등으로 몇 차례 주최하는 단기 강습 과정을 통하여 시험에 대비하였습니다. 이 사서고시제에 변화가 온 것은 대학에서 도서관학과가 개설되면서부터입니다. 도서관학 교육이 정식으로 시작된 것은 1919년 런던대학의 도서관학교에서였습니다. 이 학교는 1940년대까지 종합 대학 수준의 문헌정보학 교육을 실시하는 유일한 학교였습니다. 이 대학의 도서관 학교에서는 1960년대까지 전문직 사서의 자격을 주는 방법을 계속 연구하였고, 또 교유과정을 정식으로 수료하는 것을 정착시키려고 꾸준한 노력을 해온 결과 1967년부터는 종합 대학에 도서관학 학위 과정이 개설되었습니다. 1960년대까지 영국에는 15개의 대학과 전문 대학에 도서관학과가 설치되었으나, 런던 대학의 도서관학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국도서관협회의 사서고시제를 준비하는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차 학위 수여권이 있는 도서관학과의 수요가 늘어나고, 학위 수여권이 없는 전문 대학에서도 전국학위수여심의회를 통해 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되면서 영국도서관협회의 통제 기능이 축소되어갔습니다. 영국도서관협회는 종합대학의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학위를 취득한 사람에게는 사서 시험을 면제하고, 소정의 실무경험을 거친 후에 사서로 등록할 수 있도록 결정하였습니다. 1981년부터는 전문직 사서의 자격을 학위소지자, 즉 최소한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에게만 제한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은 실질적으로 영국도서관협회의 사서고시제가 점차 사라지고 대학에 의한 자율적 문헌정보학 교육의 시대를 맞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영국대학의 문헌정보학 학부 과정의 교육 기간은 3년이며, 3년 과정 후에는 학위를 취득하게 됩니다. 학위의 종류와 수준은 졸업생들이 맡는 직책이나 직위와 직접적으로 큰 연관성은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문헌정보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지 않아도 사서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여, 최근에는 학부 과정의 문헌정보학과가 점차 사라지고 석사나 박사 학위 위주로 교육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사서들은 학사 학위만을 가지고 있고, 석사 과정 이상의 사서들은 주니어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국의 문헌정보학 교육 과정은 미국과 달리 석사 학위 과정이 필수사항은 아니며, 사서의 등록도 여전히 영국도서관협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서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영국도서관협회가 인정한 문헌정보학과에서 학사나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전문 사서의 감독을 받으며 1년의 실무 경험을 거친 후에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나, 앞으로 학사 과정이 점차 축소되거나 폐지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영국의 문헌정보학 과정도 미국처럼 종국에는 대학원 위주의 교육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영국에는 16개 대학에서 문헌정보학 학부 과정 및 석사 과정과 연구과정(박사 학위)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명칭은 매우 다양하며, 학과나 학교 명칭에 도서관이란 단어가 포함된 곳은 16개 중 4개에 불과합니다. 즉, 도서관이란 단어는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에 있는 것입니다. 학부 과정의 폐쇄는 변화하는 정보 관련 시장에서 요구하는 생존 능력과 문헌정보학 교육의 적합성의 미비로 인한 충돌로 인해 발생합니다. 문헌정보학의 명칭이 매우 다양하게 표현되듯이, 영국의 문헌정보학 교육은 학교의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서로 다른 과정들이 제공한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통해 도서관 및 정보 서비스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직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학과 명칭에 변화를 준 학과도 있지만, 변화를 주지 않은 문헌정보학과도 물론 존재하는데, 이들은 소속 대학의 특성에 따라 교과 과정에 나름대로의 특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셰필드 대학은 화학 정보 검색, 의료 정보 서비스를, 런던대학은 과거의 명성에 따라 문서보존학을, 러프버러 대학에서는 비즈니스 정보, 출판학 강좌를 특성화 과목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영국의 문헌정보학 교육은 교과과정의 개발에 있어서 유관 학과목 교수들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교과목을 맡고 있는 동료 교수들과, 또 대학 도서관 등 전문 도서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학문적,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주변 학문이나 유관 업종과의 교류를 통해 정보 전문직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시켜나가면서 기술적 발전과 전통적 문헌정보학의 근본 개념을 융합시켜 환경 변화에 따른 학문의 주제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환으로 문헌정보학과 다른 학과와의 교류와 협동을 통해 타학과 학생이 문헌정보학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또한 문헌정보학과생이 타학과의 교과목을 수강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유관 학과 간에 상호 공동 연구 프로젝트도 수행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헌정보학 교수가 컴퓨터학과 및 인간공학과에서 지식기반 시스템을, 경영학부에서는 인터넷검색 등을 강의하고, 문헌정보학과 학생이 컴퓨터학과에서 C언어를 수강함으로써 학제 간의 활발한 협동과 교류를 꾀하는 것입니다.